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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아카이브 [PICKS] 플랫폼 P 스태프들의 7월 책 추천
2022-07-27 / 김소연, 안원경 / 플랫폼 P 운영사무실

[PICKS]

2022년 PLATFORM P 웹진에서는 운영사무실 스태프들이 재밌게 읽은 책을 한 권씩 안내합니다. 7월의 책은 『슬픔이여 안녕』, 『낮술』입니다. 

 

 

슬픔이여 안녕│프랑수아즈 사강│아르테│2019

코로나가 재유행한다고는 하지만, 이미 유행한 지 2년도 넘은 감염병에 무뎌진 사람들은 이미 곳곳으로 여름휴가를 떠난 것 같다. SNS 피드에는 이국적인 바닷가와 관광지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겨우 이번 주에야 만료된 지 일 년도 넘은 여권을 재발급 받은 사람으로서, 해외로 떠나는 여름휴가는 한참 늦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슬픔이여 안녕>은 프랑스인들의 바캉스를 배경으로 쓰인 소설이다. 주인공 세실과 세실의 아버지 레몽, 레몽의 연인 엘자는 파리에서 많이 멀지 않은 바닷가의 주택을 두 달간 빌려 여름을 보낸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를 마시고 테라스에서 책을 읽거나 요트를 타고, 또 바닷가에서 낮잠을 즐기고 숲을 거닌다. 밤에는 주로 모여 저녁을 먹고 때로는 지인이 여는 파티에 참석하거나 카지노를 즐기러 떠난다. 이 바캉스는 열여덟 살의 세실에게 커다란 변곡점을 선사한다. 

어머니, 그리고 아내를 잃고도 친구처럼 명랑하게 살아가는 세실과 레몽은 자유와 순간순간의 쾌락, 행복을 좇는 사람들로 묘사된다. 특히 늘 애인을 쉼 없이 갈아치우는 레몽은 약속, 책임, 헌신과 같은 단어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사람이다. 세실은 그런 아버지를 사랑하고 현재의 상태에 만족한다. 그러나 이 가족에 무절제를 혐오하고 세련되었으며 지적인 취향을 가진 고고한 안이 개입하면서 세실의 세계는 무너진다. 아름답고 바삭한 해변에서 이야기는 예정된 파국으로 향한다. 

낭만적인 이국의 배경 묘사와 너무나도 프랑스인다운 세실과 레몽의 말과 행동들을 원동력으로 <슬픔이여 안녕>은 단숨에 독자를 프랑스로 데려간다. 아직 인천공항에 발 디딜 일은 없지만 조금 더 느낌을 내고자 한다면 이 책은 꼭 따가운 햇살이 쏟아지는 카페의 26도로 맞춰진 에어컨 밑에서 읽으시길 권한다.

안원경(PLATFORM P 매니저)
 

 

낮술│하라다 히카│문학동네│2021

날이 많이 더워지는 것을 넘어 뜨거워져서 그런지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 만약 맥주가 생각날 때마다 마신다면, 아마 맨정신인 날은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아, 어째서 몸에 안 좋은 것은 늘 이렇게 유혹적인 것일까. 왠지 모를 아쉬움을 꿀떡꿀떡 삼키는데 책장에 꽂혀있는 반가운 책을 발견했다. 바로 <낮술>이었다. 

이 책의 묘미는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맥주 외에 일본에서 마실 수 있는 술, 그리고 식사 메뉴가 소개되고 음식 묘사가 꽤 구체적이라는 점, 그리고 주인공 ‘쇼코’의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일본의 거리를 같이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이후 여행을 못 간 입장에서 책의 내용이 영상처럼 보인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한편의 짧은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소소한 식사와 맛있는 술 한 잔을 마시는 것 같다고 한다면 조금은 거짓말일 수도 있겠다. (왜냐면 장마다 나오는 메뉴와 술을 보고 있으면 마시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지기 때문에..) 하지만 그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행복을 불러오는 데는 충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맥주를 참기 위해, 대리만족이 될까 싶어 이 책을 읽었는데 결국 중반부에서 책을 읽는 동안 냉장고 구석에 숨겨져 있던 맥주캔을 땄다고 한다.

김소연(PLATFORM P 매니저)